작성 : 2012.03.24 FILE : 55879_13391_445.jpg 조회 : 3,017 |
인터뷰 [파워인터뷰] 이형규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총회장 “월남철군 40년, 고엽제는 지금도 전쟁 중” 서원호 기자 l os@ilyoseoul.co.kr [929호] 승인 2012.02.20 10:43:42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상사 이제야 돌아왔네. 우리 아들 왔다고 춤추는 어머니 온 동네 잔치하네”는 김추자씨가 노래한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란 대중가요의 한 대목이다. 당시 ‘새까만 김상사 스토리’는 월남참전(1964년 7월 ~1973년 3월)에 바친 신바람 나는 최고의 헌사였다. 하지만 ‘신바람’도 잠시 그들은 ‘고엽제후유증’에 몸도 마음도 사그라지는 고통 속에 내던져졌다. 그때부터 철군 40년을 맞는 오늘까지 ‘월남에서 돌아 온 김상사’는 ‘고엽제 전쟁’이란 힘겨운 전투를 벌써 21년째 벌이고 있다. 전투원만 13만 여명에 이른다. 청년을 지나 어느덧 노병이 돼 버린 그들이 손에 쥔 것은 총이 아니었다.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라. 미국은 한국인 피해자 보상에 나서라’는 등의 통한의 절규 서린 ‘피켓’이었다. 이형규 총회장(66세)이 대표적이다. 파월 청룡부대인 해병대 하사로 참전한 그는 1968년 6월 미군과 연합작전이었던‘승룡 12호(미군명:파이프스톤캐니언)’ 에 참여, 베트남 중부 꽝남성 항구도시 호이안 서쪽에 위치한 베트콩 요새 고노이섬 섬멸작전에서 혁혁한 전과를 이루는데 기여했다. 이외에도 그는 파월 1년간 보병 분대장으로 ‘황룡작전’ 등 수십 차례의 크고 작은 전투에 나섰다가 1969년 11월 귀국 후 이듬해 예편했다. 하지만 그의 몸에는 원인모를 피부발진과 호흡곤란으로 고생하길 15년. 1984년 성대(聲帶)부위에 치명적 이상증세로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1차 성대절제수술을 받은 뒤 3년 후인 1987년 2차 성대수술을, 2년 후인 1989년 서울 아산병원에서 후두암 진단을 받고 성대 완전제거수술을 받은 뒤에야 병상 수술대를 벗어날 수 있었다. 그때까지도 그는 왜 자신이 몹쓸 병에 걸렸는지 헤아릴 길이 없었다. 해가 바뀌고서야 호주교민 전우인 (故)최영환을 통해 ‘고엽제후유증’임을 알았다. 이형규 총회장은 자신과 동일한 고통 속에 살아가는 전우들을 하나둘 모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55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13만여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로 뭉쳤다. 비록 목소리는 잃었지만, 13만 고엽제 대군을 얻었다. ‘철군 40년, 아직도 끝나지 않은 고엽제 전쟁’에 대해 [일요서울]은 지난 14일 서울 후암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총회장의 ‘사라진 목소리’를 대변하는 ‘김성욱 사무총장’의 도움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일요서울 l 서원호 취재국장]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 라파예트 공원에서 대한민국 해병대 전투복 차림을 한 노병들이 태극기를 목에 걸었다. 노병들은 월남전에서 미국이 살포한 고엽제로 후유증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이형규 총회장을 비롯해 강인호 회장, 김성욱 사무총장, 김복수 사업본부장, 박근규 서울시 지부장 등 30명이었다. 2010년 10월의 가을바람을 맞은 지도 벌써 13일째다. 이때 그들이 뿌린 유인물만 자그만 치 1만 여장. 이 총회장이 이끄는 방미호소단은 “미국은 월남전에 참전한 군인 가운데 한국 참전 군인에게만 배상하지 않고 있다”며 고엽제 피해사진을 게시하며 피해보상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조지 부시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상하의원들에게 전달했다. 총회장은 ‘대미고엽제피해보상’을 위한 외로운 ‘소송전’을 벌여온 것만 올해로 15년째며, 미국을 찾은 것만도 2000년, 2003년, 2006년, 2010년 등 무려 4번째다. “美 한국인만 피해보상 안 해” 총회장은 ‘대미고엽제피해보상 소송전’과 관련해 “회원들이 미국 백악관과 UN본부 앞에서 침묵시위를 전개한 것은 미국을 방문한 전 세계 관광객들과 미국 시민학생들에게 고엽제와 화학전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시작으로 고엽제 소송이 원활히 진행되어 국제적으로 좋은 사례로 남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월남 철군 40년이 지난 오늘도 참전용사들의 ‘고엽제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대한민국 정부는 미국정부와 고엽제 제조회사를 상대로 진행되고 있는 ‘대미소송전’에 뒷짐 진 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형규 총회장 인터뷰에 배석한 김성욱 사무총장에 따르면 미국은 1988년 미 연방법원의 강제 조정에 따라 미국 고엽제 제조사인 다우 캐미칼과 몬산토사는 미국·호주·뉴질랜드 참전 군인에게 배상했다. 하지만 당시 한국 참전군인들은 고엽제 후유증을 앓으면서도 그 원인을 몰라 소송에 참여하지 못했다. 국내 고엽제 피해자 1만7141명은 1999년 대한민국에서 생산과 영업을 하고 있던 미 고엽제 6개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1인당 50만 불)을 제기했다. 당시 법원은 항소심에서 6795명의 일부에게만 600만~4600만원까지 차등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상이 일부에 불과한데다 배상액이 너무 적어 2006년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음에도 단 한번의 변론기일도 주어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형규 총회장은 “우리 정부 역시 고엽제 환자들의 피해배상에 소극적”이라며 “미국 제조사로부터 합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력 촉구했다. “고엽제 2세로 유전, 유족승계 돼야” 미군은 베트남 전쟁기간 중 정글제거와 시계(視界)청소를 위해 고엽제를 1961~1971년까지 베트남 국토의 15%, 월남의 1/4에 해당하는 170만 ha(약 51억 평)의 광범위한 지역에 9100만kg을 살포했다. 그런데, 그 중 80%인 7280만 kg의 고엽제를 한국군 작전지역에 무차별적으로 뿌려졌다. 문제는 이 고엽제 성분 속에는 단 1g만으로 2만 명을 죽일 수 있는 치명적인 치사율을 갖고 있는 맹독성 독극물인 다이옥신(DIOXIN)이 함유돼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엽제에 노출된 참전용사들은 1970년대부터 원인모를 질병에 시달리다 일부는 끝내 목숨을 잃었다. 다이옥신은 유전의 위험도 따르는 독극물이다. 고엽제 2세 중에는 척추이분증증·말초신경병·하지마비척추병변을 비롯한 각종 암을 앓는 질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지난해 말 ‘고엽제후유의증환자 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 1만5892명이 새롭게 국가유공자로 격상됐다. 이에 대해 이형규 총회장은 “명예회복 하는 데만 정확히 18년의 세월이 걸렸다”며 "이제는 명칭에 걸맞은 예우와 함께 날로 늘어나는 고엽제 2세 환자들의 앞날을 위해 유족승계·대부지원·수송시설 이용 확대 등을 올해의 중점 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전우회는 보수단체를 대표하는 조직인 애국단체총협의회(상임의장 이상훈)의 중심단체 중 하나다. 그래서 ‘안보지킴이’ 내지는 ‘정권파수대’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총회장은 “대한민국은 아직도 전쟁 중”이라며 “국가안보는 국가유지의 가장 기본이란 생각에 전우회의 안보활동을 펼쳐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권파수대란 북한을 찬양하는 종북좌파집단의 호도에 불과한 것이며, ‘안보지킴이’란 13만 회원 모두가 전쟁을 경험한 참전군인으로서 국가 안보를 위한 결과라는 것. 이 총회장은 “지금은 국가정체성을 바로 세워야 할 때”라며 “우리 사회 곳곳에 펴져 있는 평화·통일·민주로 위장한 종북세력들이 진보라는 가면을 쓰고 국민들을 선동해 친북 좌파정권 수립을 위해 혈안 돼 있는 것을 절대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os@ilyoseoul.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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