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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 평론가 표명렬 칼럼
    글쓴이 : 최상영 작성 : 2005.06.15 조회 : 2,087
    군사 평론가 표명렬 칼럼
                                                                                                                                          병역 의무를 기피할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한 사람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빗발쳤었다.
    이들 부모 대부분이 우리사회 각 분야의 이른바 지도층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분개한 것이다. 할 수 있는 한 온갖 특혜와 특권은 한껏 누리면서 힘든 의무는 민초들에게만 떠맡겨 회피해온 이런 기득권 층이 너무나 오래 동안 우리사회를 이끌어 왔으니 얼마나 불공정하고 억울한 세상을 만들어왔겠느냐? 하는 의분을 금치 못하는 것이다.
    필자가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월남전에 참전하여 전사한 4960명의 전사자의 전사 당시 부모님 가운데 국회의원, 장 차관급, 군 장성급, 판검사, 중견 기업체 대표 및 대기업 이사급 이상 자제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누가 필자에게 “평생을 통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일 한가지만 들라!”하면 언제나 주저 없이 “월남 참전”이라고 대답해왔다. 27세의 피끓은 나이 중위시절 갑자기 파월 명령을 받고 전투부대 제1진으로 참전하여 정글을 누비며 보낸 1년 간은 참으로 힘든 세월이었지만, 그래서 필자의 가슴속에 더 자랑스럽고 보람찬 추억으로 아로새겨져 있다.
    그러나 월남전의 성격 자체가 미국의 침략전쟁으로서 미국의 용병이나 다름없이 마지못해 참전했지 않은가? 그리고 그 월남은 이미 망해 없어져버렸는데 그것이 뭐가 그리 자랑스럽단 말이냐? 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각자의 입장과 관점 그리고 시대적 상황에 따라서 여러 가지의 해석을 할 수 있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국가의 결정에 따라서 부름 받아 전쟁에 직접 참여했던 전투원들의 입장에서 ‘참전사실이 자랑스러운가? 아닌가?’는 그 전쟁의 성격이 어떠하냐? 와는 아무 상관없음을 분명히 알아야한다. 목숨 바칠 각오로 기피하지 않고 전쟁에 임했었다는 한가지 사실만으로도 우리 참전용사들은 참으로 자랑스러운 것이다.
    전쟁의 성격은 정치인들에 의해서 결정되고 군인들은 결정된 그 전장에 나가 목숨 걸고 싸울 뿐이다.
    전투원으로서는 목숨 잃을까봐 두려워서 명령에 적극 응하지 않고 비굴하게 머뭇거린 적이 있었는가? 용감하게 싸웠는가? 전장윤리를 지키려고 노력했는가? 인명을 경시하여 민간인을 학살한 적은 없는가? 공명심에 날뛰어 불필요한 부하 희생을 낳게 하진 않았는가? 등에 대한 도덕적 양심의 물음에 대한 대답을 두고 부끄러워 해야할지, 자랑스러워 할 수 있을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국가유공자
    필자는 국내선 항공기를 이용해 여행할 때는 항공요금의 30%를 할인 받는다. 국가유공자로 예우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보훈의 달인 6~7월에는 아내와 함께 50%까지 깎아준다.
    남들은 꼬박 꼬박 전액을 내고 탑승하는데 할인혜택의 특별한 대접을 받으니 좋기는 하지만, 늘 마음 한구석이 편하지가 않다. 훈장을 받을만한 대단한 업적을 남긴 것도 아니고 국방부 정신전력 연구위원으로 근무하던 대령 시절 국군의 날에 우리 부서에 할당된 보국훈장을, 장군 진급 후 국군의 날에 ‘천수장’이 할당되어 받았을 뿐이다.
    그저 군대 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차례가 돼서 의례적으로 받은 것뿐인데 이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여러 면에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이 내심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물론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수훈자들에게 그 공훈을 기리며 이에 상응한 혜택을 주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직한 제도이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주로 어떤 사람들이 훈·포장을 받아 국가유공자가 되어있느냐가 문제다. 고위 공직자들은 연금 수급 때까지 오래 복무하면 예외 없이 이런 보국훈장을 받게 되어있다.
    그렇다고 과연 우리나라 대부분 고위 공직자들이 훈장을 받을만한 특별한 업적이 있느냐? 아니, 최소한 진실로 국민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봉사하는 겸허한 삶의 자세만이라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 생각하느냐? 고 물어본다면, 아마 대다수 국민들은 “아니오!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위주의가 물씬 벤 분들이었습니다!”라 답할 것이다.
    물론 훈장 수여 전에는 ‘공적서’라는 것을 쓰고 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등 겉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엄격한 과정을 거치는 것 같지만 이것은 이미 부서별로 훈장의 종류와 숫자가 할당되고 책임자와 관련 담당자에 의해서 누구누구에게 준다는 것이 정해진 다음의 요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공적서’에는 거창한 수식어로 수상자의 공적이 서술되지만 별 의미가 없고 사고 없이 근무했다는 평범한 이유만으로 특정 기념일 및 정년 퇴직일 등을 기하여 사기(士氣)를 진작한다는 이유를 들어 남발해왔다.
    결과, 정말로 특별한 공로가 있어서 수여 받은 귀한 훈·포장의 가치까지 떨어뜨렸다. 한 동안 훈장을 반납하겠다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나타났던 것은 바로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훈장에 대한 무게를 가볍게 여기는 풍조의 한 단면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양민 학살자들의 훈장
    12·12 반란, 5·18광주 학살자들이 저들끼리 히죽히죽 잔치 벌려 나눠 가진 훈장은 정말로 보국의 공이 있어서 국민의 정성을 담아 국가가 수여한 자랑스런 훈장의 품격까지 떨어뜨리게 만들었다.
    어찌 그들만 그랬겠는가? 거창학살, 제주학살, 문경학살, 셀 수도 없는 보도연맹학살 등 죄 없는 민간인을 정식 재판에 회부하지도 않고 무참히 대량 학살했다는 공로(?)로 받은 훈장, 고문조작으로 빨갱이 만들어 공적 세웠다고 받은 훈장 등 모두를 백일하에 들어내어 회수 박탈하는 과거사 정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한다.
    그리하여 불의는 아무리 지우고 감춰 숨기려해도 반드시 역사의 심판대 위에 세워지게 된다는 사실을 후세에 교훈으로 줘 정의가 바로선 세상을 만들어야한다.
    필자가 정작 국가 유공자로서의 대접을 받는 데 있어서 떳떳할 수 있음은 국군의 날에 의례적으로 받았었던 보국훈장 때문이 아니다. 월남에서 죽음의 고비를 넘나드는 수많은 전투에 참가했던 사실을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있는 마음의 훈장 때문이다.
    전투부대 대대급 이하 참전용사들이 국가유공자 아닌 세상
    적 저격병의 조준 사격을 받아 필자 대신 옆에 있던 제1분대장 정원모 하사가 전사한 일. 적이 쏘아대는 총탄이 줄을 이어 튀기는 가운데 부하의 시신을 끌고 나오며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할 정도로 평생 가장 힘든 경험들을 했지만, 필자는 일 년 간의 파월 근무를 마치고 귀국할 당시 훈장을 받지 못했다.
    사실이지,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더 위험한 곳에서 고생했던 병사들의 몫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세운 뚜렷한 전공이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정했느냐? 하는 점이다.
    필자는 진실로 월남참전의 공로로 국가가 인정하는 국가유공자가 되고싶다. 마음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속된 말로 출세한 사람들 끼리끼리 어렵잖게 받는 보국훈장 때문임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운 병사들이 유공자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이런 불공정한 세상이 어디 또 있겠는가?
    ‘국가안보’ ‘애국’ ‘병역의무 기피 탈출’ 떠들지만 말고, 예산이 없으면 1개 사단을 줄여서라도 대대급 이하의 전투부대 참전용사들을 국가 유공자로 예우해야함은 국가의 의무가 아니겠는가?
    책상 서랍 속의 훈장
    한 번은 전투 부대가 아닌 고급 사령부에서 전속 부관을 하고 있던 선배의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는 책상 서랍 안에서 훈장을 꺼내 보이면서, 하나는 이미 받았고 다음에는 이것을 받을 것이라고 자랑삼아 말했다.
    월남 참전 수훈자들의 수훈 당시의 부대와 직책 그리고 병과를 분석해 보면 웃지 못할 참으로 기이한 사실을 많이 발견하게 될 것이다. 훗날 대령 시절 군사령부에서 만난 한 분은 부관 병과로 사령부급에서만 맴돌다가 돌아온 분인데 어떤 공로를 세웠는지는 모르지만. 가지고 있는 훈장의 종류를 자랑삼아 설명하는데 어안이 벙벙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상급 부대의 요직에 있는 사람들, 전속부관, PX(피엑스) 책임자 등 지휘관 주변에서 서성거린 장교들, 보안대나 헌병대 등 기관원들, 이런 사람들은 물론 0순위였을 것이고 훈장업무를 관장하는 부서 사람들이야 기관원들과 함께 떡고물 좀 먹은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신성해야할 훈장이 윗사람들, 권력 있는 부서의 사람들에 의해 그렇게 남발되고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다.
    친일 앞잡이들, 군부독재 중심 세력들은 나라의 훈장권을 몽땅 빼앗아 저들끼리 흥청망청 나눠 가지는데 정신이 팔려서 본래의 목적에 부합되게 수여되고 있는지 등에는 관심 없었겠지만, 지금은 그들에 의해 잘못 저질러진 부분을 어떻게 해야만 원상복구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할텐데.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게 퍼주고 나눠먹는 재미만 보고 있지 않은지 심히 염려된다.
    메모
    2005.06.15
    좋은말씀이다. 지적해준 사실 바로 진실이다. 전투부대에서 보병소총수로 참전을 했다면 국가유공자로서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 보병 소총수들은 서로가 전투에 참가하기를 머뭇 거렸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로 죽이고 죽어야 하는 피비린내 나는 전투에서 하나뿐인 목숨을 부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나는 백마 30전투단 동보보부대 3대대 11중대 (일명 여호수아 중대 )3소대 3분대장으로서 작전에 참가했다 소위 동보작전 첨병분대장으로서 . 그작전에서 1분대장과 대원들이 전사 했다 소대원 반이상이 심한 부상을 당했다 68.10월초일때다 중대장도 심한중상을 입고 후송되었다, 우리는 작전지역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밤을 세웠다 물론 수통에 물마저 비워졌고 식량도 보급이 끊어졌다 . 고엽제가 뿌려져서 산은 단풍으로 변해 있었다 그곳에서 33일간 밤낮을 전투 했다 부상자를 생존자들이 업고 부추켜 모두 후송 보냈다 이얼마나 목숨을 건 전투가 연일 계속 되었으니 그 고통은 글로 표현 하기 어렵다. 광주 민주화 몽둥이 몇대 맞고 상처 입고 해서 진단서 첨부하여 국가유공자 대열에 끼지 않았던가 ! 전투를 해보지 않고서는 국가유공자라 부르지 말라 .
    파월장병2005.06.15
    저 역시 육군하사로 백마부대 소속으로 참전하였지만 위엣분의 글을 읽으니 참으로 억울하기도 하고 바보같기도 하고 ....파리 목숨 될뻔한 그 때의 고통. ....국가가 원망 스럽소.
    aa2005.06.15
    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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